생각보다 우붓 마켓에는 볼 게 없었다. 마음에 들어오는 기념품도 없었고 쓸만하다거나 좋아보이는 것들이 없었다. 그래서 사진도 없다. 오히려 우붓보다는 사누르가 훨씬 볼 것도 살 것도 많았다.
그렇다보니 생각보다 우붓 시내 구경이 빨리 끝나버렸다. 물론 발리가 이렇게나 걷기 힘든 곳인 줄 모르고 마음의 준비 없이 온 탓에 지쳐있기도 했다. 그래서 몽키포레스트에 가기로 했다.
몽키포레스트 (Sacred Monkey Forest Sanctuary)
입장료: 성인 100,000 루피아 (한화 8400원/2025년 6월 기준), 소인 80,000 루피아 (한화 6700원/2025년 6월 기준)
주의사항: 손에 먹을걸 들고 있으면 안됨, 휴대폰 도난 조심, 가방 지퍼 잘 잠구고 다닐 것. 원숭이와 눈이 마주칠 경우 즉시 피할 것(아이컨택이 싸우자는 의미), 바닥에 누워있는 원숭이들을 밟지 않게 조심하자.
특이사항: 돈을 내면 직원들이 골라준 아주 얌전한 원숭이를 품에 안고 만지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몽키 포레스트, 꼭 가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이가 없는 여행자 기준 오로지 원숭이가 목적이라면 굳이 가지 않아도 된다.
원숭이랑 셀카를 찍고 싶다 ->추천
여기까지 왔는데 원숭이는 봐야하지 않겠어?->비추
정글 한가운데를 한가롭게 걷고싶어 원숭이도 있으면 좋고 ->가야함
몽키포레스트 안에는 원숭이들이 엄청 많긴 하다. 원없이 볼 수 있지만 그게 밖에서 볼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원숭이와 함께 사진 찍고 싶다면 가는걸 추천하지만(가까이 붙어 셀카찍는 유료서비스도 있다.)
단순 구경이 목적이라면 그냥 그 근처를 과자봉지 들고 돌아다니거나 옆에 위치한 숙소를 잡으면 된다.
하지만 푸릇푸릇 정글 한 가운데를 걷고싶은게 목적이라면 오히려 추천한다. 우붓 시내 중심가에서 그만큼 걷기 좋은 곳이 거의 없다. 중간중간 쉴 곳도 마련되어있고 각종 석상과 사원으로 멋지게 꾸며뒀다. 울창한 나무들과 물 흐르는 소리, 적당히 습한 공기까지 사람을 평온하게 만들어 주는 분위기이다.
그다지 넓지는 않지만 원숭이들을 구경하다보면 한시간은 금방 간다.
몽키포레스트 안의 원숭이들은 난폭하지 않다. 자기들끼리 서열과 영역다툼을 하긴 하지만 사람들에게는 큰 관심이 없다. 아마 안에서 밥을 주기 때문인 것 같다.
입장시에도 손에는 휴대폰 말고는 아무것도 들지 못하게 한다.
관광하며 목격한 거라고는 한 어린 원숭이가 어떤 여성분의 페트병을 들고 도망가는게 다이다. 그마저도 거의 다 마신 상태였고 우끼끼꺄꺄 거리며 웃은걸 보면 그냥 장난이었던 걸로 보인다. 여성분이 놀라서 비명을 지르자 직원들이 다 달려온걸 보면 아마 휴대폰 같은 걸 뺏기면 최대한 찾아주려 하는 것 같았다. 혹시라도 난폭하게 굴지 못하게 제지 하기도 하고 말이다.
문제는 몽키포레스트 밖의 원숭이들이다. 아마도 서열싸움에 밀린게 아닐까 싶다. 어린 원숭이들이 정말 많다. 그리고 호시탐탐 사람들의 음식을 노린다.
나도 하나 뺏겼다.
과자봉지의 사이즈가 크다는 이유로 아무 생각 없이 품에 안고 가는 중이었다. 진짜 바보같이...ㅋㅋㅋㅋ
그렇게 걷다 반대편에서 멍때리던 원숭이와 눈이 마주쳤다. 그 순간 등골이 오싹하면서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뺏긴다!!
그대로 뒤돌아 다른 방향으로 갔지만 정말 순식간에 달려들었다.
똑똑한게 우선 내 바지춤을 잡고 늘어졌다. 정확히 주머니 위치. 보통 그 곳에는 지갑과 휴대폰등이 있으므로 사람이 허리를 숙여 원숭이를 내려다 볼 수 밖에 없다. 그럼 그대로 과자 봉지를 낚아 채 도주. 약올리듯 중간에 멈춰 과자를 뜯어 두세입 먹고는 풀숲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그 모습을 길의 모두가 봤다. 다들 주섬주섬 손에 쥐고 있던걸 가방에 넣더라... ㅋㅋ... 내 바로 앞에 서 있던 남성이 나와 눈이 마주치자 내가 도움을 요청하는거라 생각한건지 위로인건지
어쩔 수 없어 우리가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어. 이렇게 말하고 가버렸다 ㅋㅋㅋㅋㅋ
얼마나 웃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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