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바 후 2주 뒤 월급날

알바몬 공지사항에는 9월에 월급이 들어온다고 적혀있었다. 난 내가 한국에 이렇게나 오래 있을 줄 모르고 매우 적게 환전을 해왔던 터라ㅎ 거지가 됐다. 한달정도 더 살겠지 싶어 짧고 굵게 생활비를 벌 수 있는 알바를 찾았고
딱 11일 일하고 백만원 좀 넘게 버는거면 개꿀아닌가 싶어 이 알바를 택했다.
선택은 후회하지 않는다. 일하는 내내 이 지겹고 아무것도 배워갈 수 없고 가만히 서 있는 시간이 내 시급만큼의 값어치를 하는가를 생각하긴 했지만 헣허... 근데 집가면 뭐하겠어 걍 침대에 누워서 폰이나 할건데 그럴거면 이게 낫지

그래서 일이 끝나고 중요한 일이 아니면 집 밖으로 절대 나가지 않았다. 나가면 돈나가니까 그렇게 숟가락 빨며 월급날만 기다렸다. 그리고 대망의 월급날.
돈이 안 들어왔다.
뭔가 쎄했다. 왜 안들어오지? 오후 늦게 들어오려나? 조금 불안했으나 하청의 하청의 하청이더래도 대기업이잖아? 뭐 주긴하겠지 싶어 머엉 게임을 했다.

그리고 오후에 문자가 띠링 왔다. 월급 일이 9월이 아니고 10월이란다 ㅋ 나 말고도 다른 지점에서 일한 사람들이 문의를 넣은 모양이다. 알바몬에는 9월이라 적어놓고 사인한 근로계약서에는 10월이라 적어둔거다. 규정대로 10월에 지급한다고 ㅋㅋㅋㅋㅋ 날짜도 10월 아니고 사실살 거의 11월이었다.
아니 11월에 나 한국에 없다고 장난하나 내가 일을 한 이유가 뭔데
그치만 소시민인 나는 할 수 있는게 없었다 항의해서 뭐해... 슬퍼하며 돈을 빌렸다 월급날 꼭 주겠다 말하며

3일 뒤

월급이 들어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어이없어서 갑자기 폰 띠링 울리길래 봤더니 돈들어옴 이게 뭐지 밀당한건가
아마도 내 예상으로는 나 말고 다른 분들이 항의를 하지 않았나 싶다 아님 정말 갑자기 회사 사정이 좋아져서 3일만에 돈을 줄 수 있게 되었다던가

칼같이 돈을 받았다 세금 다 떼고 정확히 일한만큼
근데 첫날에 옷 없어서 일 못하고 대기한건 돈 안줌 물론 아무것도 안하고 앉아서 폰하긴 했어
암튼 그래서 다시 살아났다 사람을 만날 수 있게 됐어 버블티도 먹고 케이크도 사먹을 수 있게 됐어 신난다

근데 이제 남은 4주는 뭐에 대해 써야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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