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생각해보면 호주 와서 진짜 열심히 살았다
호주 도착 당일 – 유심사기 tfn 신청
2일차 – 짐풀고 필요한것들 사기, 시드니 구경
3일차 – 학원 등록하고 같방 친구들이랑 놀러가기
4일차 – 화이트카드 취득
5일차 - 퍼스트에이드 취득
헣허....
가장 처음 딴 자격증은 화이트카드(White Card)와 퍼스트에이드(First Aid)이다. 초반에 다른 자격증은 라포웤(License 4 Work)에서 땄는데 이 둘은 동네에서 땄다.
이유는 화이트카드와 퍼스트에이드는 크게 학원을 타는 자격증이 아니고, 라포웤에서 여러 개 묶어서 따면 싸다고 했지만 싸게 할인 받는 가격과 동네학원 가격이 동일했다. 거기에 왔다갔다 교통비와 시간을 계산하면 동네가 훨씬 쌌다. 아무래도 라포웤은 대형 학원이라…. 또한 당시에는 포키를 딸 생각이 없었다. 딸 줄 알았으면 첨부터 라포웤갔을지도?
암튼 내가 간 곳은 포키를 하지 않았지만 다른 학원들 중에는 포키를 하는 곳이 있었다. 자격증을 따고 보니 영어를 너무너무너무 못하는게 아니라면 굳이 라포웤 및 한국인들 사이에서 유명한 학원들에 갈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동네 학원이 더 쌀 때도 있고 가격은 비슷해도 취득하는데 걸리는 일수나 시간이 다르다. 거기다 외국인들과 수업을 들으니 친구도 생기고 영어 한마디라도 더 하고 배우고 훨씬 좋다.
그러므로 장비가 필수인 면허를 취득하는게 아니라면 동네 학원을 더 추천한다. 물론 구글 맵 댓글 및 후기 확인은 필수다. 인종차별하는 놈들이 좀 있다.
나는 시드니 시티의 TCP Training 에서 수업을 들었다. 나중에 꽤나 유명한 학원인걸 알았지만 당시에는 몰랐다. 걍 가까워서 갔다.
혹시 내가 다닌 학원은 영어 못하는건 상관 없는데 시간약속에는 매우 엄격했다. 아침 지각하신 분은 아예 입실을 못했고 점심때 15분정도 늦은 학생도 쫓겨났다. 리셉션에서 재등록하고 다른 날 수업을 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영어 같은 경우는… 수업 때는 한국 남자가 한명 있었고 나머지는 굉장히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영어능력은 딱히 필요하지 않았다. 이렇게 말해서 좀 그렇긴 한데 그날 한국인 남자가 굉장히… 정말 심각하게 영어를 못했다. 근데 안 쫓겨났다. 나중에 시험볼 때 틀리면 기회를 여러 번 주는데 그때 이렇게 영어 못하면 일하기 힘들다고 인도인 선생님이 우려를 표하셨으나 그는 그마저도 알아듣지 못했다… ㅋㅋ 그래도 결국 자격증을 땄다. 이 정도로 영어못해도 딸 수 있는 자격증이다. 학원마다 다르다고 듣긴 했다. 어떤 학원은 영어 못하면 등록 안 시켜준다던데 잘 찾아가야 할 것 같다.
정말 정 본인의 영어가 걱정된다면 온라인도 있다. 매우 길고 지루한 동영상을 시청하고 온라인테스트를 따로 봐야한다고 듣긴 했다. 근데 진짜 아무리 생각해도 오프라인이 나을 듯
- White Card (화이트카드)
화이트카드는 일할 때 필요한 안전 교육 수업 이수증이다. 야외에서 일할 때 뭘 중요시 여기고 조심해야하는지 안전보호구는 어떤걸 착용하는지 안내표시판은 어떤게 있는지 뭐 그런? 별 거 아니지만 외국인에게는 굉장히 도움이 됐다. 호주에 와서 깨달은건데 내가 생각보다 일상용어를 몰랐다. 하물며 외국 주의 표지판? 알게 뭔가. 난 한국사는데 ㅋㅋㅋㅋ 다 여기서 처음 배웠다.
8시부터 오후 세시까지 수업을 하는데 오전에는 강의를 듣고 오후에는 팀활동을 했다. 오후는 학습지를 나눠주고 빈칸을 채운 후 돌아가며 쓴 답변을 읽어보고 선생님께 피드백을 받는 수업이었다. 어려울 건 없다. 옆사람에게 물어보면 다 알려준다. 거기 앉아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회사에서 재교육 받으라고 시켜서 온 고인물이거나 똑같은 신세의 외노자이다. 혼자 가만히 앉아서 주눅들어있지만 않는다면 누구나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아, 신기했던게 호주는 오전에 10시~11시쯤 티타임이 있다. 교실에 있어도 되지만 다들 나가서 차나 커피를 마시거나 늦은 아침밥을 먹고 온다. 근데 그래놓고 12시~1시쯤 점심시간이 또 있음 ㅋㅋㅋㅋㅋ
학원 앞 카페에서 아침밥 대용으로 사먹은 수제햄버거. 진짜 맛있었다. 그리고 알바생이 한국인이었음. 호주 와서 첫 한국어라 신났고 호주에서 결제 하는 법을 친절히 알려주셨다.
그리고 끝나기 전에 시험을 본다. 오픈북인데다 옆사람하고 대화하면서 풀어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다. 시험지 빈칸을 전부 채우고 들고 나가면 선생님이 채점하고 틀린걸 짚어주고 힌트를 준다. 그럼 다시 고쳐서 나가면 된다. 기회는 무한번 준다.
화이트카드는 호주 전역 통한다. 아무곳에서나 따면 호주 전국 어떤 주에서든 쓸 수 있다. 몇 년 전까지는 주별로 화이트카드가 달랐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가 퍼스에 오래되고 작은 건설업 회사에서는 서호주 화이트카드는 없냐고 물어봤었다. 이걸로도 호주 전체에서 다 쓸 수 있다는데 꼭 필요하냐고 물으니 그건 아닌데 그래도 서호주 카드가 있으면 좋겠다는 말은 했다. 결과적으로 채용은 됐으니 별 문제는 없던걸로 보인다.
다만 호주에서 자격증을 따게 된다면 귀찮고 돈이 더 들더라도 꼭 실물 플라스틱 카드를 발급받길 바란다. 수업을 들으면 학원에서 증명서는 그냥 주고 돈을 더 내면 실물카드를 준다고 한다. 실물카드는 발급까지 2주가 걸리고 우편으로 받아야한다. 진심 귀찮긴 한데 받을 수 있으면 꼭 받자 취업시 실물카드만 취급하는 곳이 아직도 있고, 대부분 여전히 그쪽을 더 선호하는 걸로 보인다. 코로나 이후 많이 바뀌었지만 그래도 실물카드는 없냐고 묻는 곳들이 종종 있었다.
특히 화이트카드랑 말해뭐해 포키는 무조건 실물이 있어야한다.
이 학원에서 만난 인도인 선생님이 좋았던건 호주에서 만난 몇몇 다른 인도인들과 다르게 여성을 사람대사람으로 존중하는게 보였다. 수업 내용도 그렇고 언행도 그렇고. 좀 웃기기도 했다. 수업 초반에는 본인의 발음으로 농담을 하시며 혹시 못알아들으면 손들고 말하라고 했다. 칠판에 써주겠다고 ㅋㅋㅋㅋ 근데 발음 진짜 좋았음 걍 호주 원어민이던데.
채점 후 외노자 대상 짧은 상담도 진행했다. 호주 온지 얼마나 됐는지 와서 고민이 뭔지 ㅋㅋㅋㅋ 난 호주 온지 4일차라서 취업은 뭐 아는게 없어서 걱정도 없었고 ㅋㅋ 생각보다 영어가 많이 부족한 거 같아서 고민이라고 했다. 그랬더니 막 웃고는 너 내가 봤을땐 한달이면 입트여 이러더라. 그리고 진짜 한달 걸림. 호주에서 3년 일하면 일상에는 문제없는 수준까지 올라갈거라고 했다. 근데 호주에서 공부할 수 있는 정도의 실력을 원하면 너가 많이 노력해야한다고. 지금 보면 걍 빤한 맞말한건데 그때는 신기했고 좀 위로가 됨 ㅋㅋㅋ
- CPR & First Aid (심폐소생술 및 응급처치 자격증, 퍼스트 에이드)
같은 학원에서 그 다음날 수업을 받았다. 이건 화카보다 1시간 일찍 끝났다.
이 자격증 같은 경우는 꼭 필요하진 않다. 다만 취업 시 있으면 플러스요인이 되는 건 확실하다. 없다고 마이너스는 안나지만 있으면 플러스다. 호주 법에 따라 회사에 이런 자격증이 있는 사람을 몇 명이상 채용해야하는? 그런게 있다고 들었는데 이건 확실치 않다. (출처 호주인 친구)
영어도 불필요하고 전세계 통용되는 자격증인 만큼 금전적 여유가 있다면 따는 걸 추천한다.
이 수업도 영어능력은 전혀 필요 없었지만 팀플은 있었다. 응급처치 시 한명이 구조사 역할을 하고 한명이 환자 역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CPR도 서로 잘 하는지 확인하고 뭐 그런걸 함께 했다.
오전에는 응급처치법을 배우고 오후에 cpr을 배웠다. 흥미로운건 오전에 배운 응급처치의 내용이 한국과는 달랐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산에서 조난당했을 때, 벌초하다 벌이 나왔을 때 이런걸 배우는데 호주는 산다운 산이 거의 없어서 그런가 이런건 전혀 배우지 않았다. 대신 거미와 뱀, 문어에 대해 배웠다.
호주에 사는 다양한 거미들 중 이렇게 생긴 거미가 독이 있으며 어떤 성향이 있는지 만나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물렸을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를 배웠다. 그런데 자주 나오는 나라답게 되게 별일 아닌 것처럼 말했다. 아마도 호주인들이 아시아 말벌 보고 뒤집어지면서 재앙이라고 기겁하지만 우리는 그정도는 아닌 뭐 그런 차이가 아닐까…? 도심에서도 운이 아주아주 나쁘면 물리지만 대부분 시간 안에 병원에 가기만 하면 죽지 않는다고 했다. 죽는 거미는 호주 내륙 깊숙 곳에 일부러 만나러 가야한단다.
결론적으로 호주 살면서 만난 적은 없다. 거미는 종종 만났지만 독거미는 없었다. 그리고 사진 보니까 독거미는 독거미처럼 생겼던데…? 물론 직접 만나면 구분 못할 수 있겠지만….
뱀은 하도 많아서 종류는 배우지 않았다. 그냥 물리면 어떻게 할지만 배웠다. 뱀 같은 경우는 덤불 근처를 서성거리지 않으면 만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들은 주로 출현하는 장소가 있으므로 거길 지날때면 사람들이 알려주거나 표지판이 있을거라고 했다. 실제로 그랬다. 표지판이 없는 곳은 걍 뱀나오게 생겼고, 안 그럴 것 같은 곳은 표지판이 있었다. 일하는 곳에서는 저쪽 덤불에 어떤 뱀이 사는데 무슨 특성을 가졌고 어떻게 조심하면 되는지를 다 알려주었다. 듣기는 많이 들었지만 실제로 본 적은 없다. 엄청 크대서 궁금했는데 ㅎ
이렇게 오전에는 뱀이랑 거미 모형으로 대처법을 배우고 붕대도 서로서로 감아주고 혼자 감아보기도 했다.
제주도에도 출현한다는 파란고리문어에 대해서도 배웠다. 아무래도 취미로 낚시하는 사람이 많다보니 필수로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얘는 대처법이 없었다. 만지면 죽으니까 ㅎ….
오후 cpr수업때는 모형 눕혀두고 실습을 했다. 한국에서 배우는 것과 비슷했다.
이날 공교롭게도 대부분 친구 및 동료들과 수업을 들어서 호주 원주민 아주머니와 팀을 했다. 이분은 아마도 호주에서 정규교육을 받으신 분 같았다. 아시안에 대해서도 은근 많은 걸 알고 계셨으니까. 본인이 아이를 키우실 때는 이런게 없었는데 손녀가 생겼다고 하셨다. 그런데 요즘은 예전과 환경이 다르다며 손녀에게 혹시라도 큰 일이 생기면 안되니까 이걸 위해 수업을 듣는다고 하셨다. 진짜 목적은 이거지만 사실 회사에서 돈 대준거라며ㅋㅋㅋㅋ 이 수업 말고도 몇 개 있는데 들으면 시급이 올라간다고 웃기도 하셨다ㅋㅋㅋㅋㅋ 멋진 분이셨다.
이 수업도 시험이 있었다. 짝꿍과 서로가 얼마나 잘 했는지 표시해주고 간단한 퀴즈 같은 시험이 있었다. 근데 다 틀려도 아무 문제 없는 시험이다. 서로 교환해서 채점해주고 성적 확인은 하지도 않고 끝났다.
그렇게 이틀간 퍼스트에이드와 화이트카드 자격증을 취득했다. 퍼스트에이드는 실물 자격증이 없어도 된다. 이건 신청하지 않았고 화이트카드만 신청했다. 3주 후 우편으로 받을 수 있었다. 진짜 느려 터져가지고…
다른 주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시드니의 경우 앱이 있다. Service NSW 라는 앱이다. 증명서 발급 받고 우체국이나 자격증 기관에 전화하면 고유번호를 알려준다. 그 번호를 앱에 등록하면 내가 자격증이 있다는 증명서가 앱에 등록이 된다. 이걸로도 자격증명을 할 수 있다.
다만 시행한지 얼마 안된건지 대부분의 회사들이 잘 모르더라…. 걍 증명서 들고 다니는게 낫긴 했다.
아래는 1년간 내가 호주에서 취득한 자격증 목록이다.
Forklift (지게차, 포키, 실물카드필수)
Driver Licence C Manual (1종 수동, 한국에서 취득, 실물카드필수)
White Card (화이트 카드, 실물카드필수)
Confined Space (실물카드있으면좋음)
Working at Height (실물카드있으면좋음)
Gas Test (실물카드있으면좋음)
Basic fire (실물카드 없어도 됨)
CPR First Aid (실물카드 없어도 됨
RSA (WA 서호주용, 실물카드있으면좋음)
Police check (자격증 아님, 서류만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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