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을 싸고 다음날,
호기롭게 아빠 차를 타고 출국하러 갔다.
출국시간 오전 7시 45분
쿠알라룸푸르를 거쳐 시드니로 향하는 여정이었다.
대략 13시간인가 14시간인가 그랬고 경유 8시간이었다.
자가환승이라도 8시간이면 뭐 충분하지 간김에 쿠알라룸푸르 구경하고 빙수도 먹어야지 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오산이었다ㅋㅋㅋㅋ
출국은 쉬웠다.
다만 에어아시아 위탁수화물 무게 좀 빡세게 잡더라.
기내수화물도 검사해서 주머니에 다 넣고 검사받았었다 ㅋㅋㅋ
그리고 내 바리깡 날 때문에 캐리어에 넣어야한대서 캐리어에 넣었다. 안에 배터리 들었는데 괜찮냐니까 이정도 배터리는 괜찮다 하심. 근데 항공사마다 규정이 다 다르다고 하셨음.
암튼 그렇게 수화물 맡기고 은행 환전을 했다.
신한은행 주거래은행이고 공항에 바로 있기도 하고 무슨 이벤트 했어서 싸게 했다. 근데 올해 없어졌다던데
현금으로 삼백불 환전해갔고 하나도 필요없었다 아예 사용하지 않았다.
요즘 카드 안 되는 곳 없다.
호주 카페나 음식점 카드수수료 떼는 곳 있긴 한데 아직 호주 돈에 익숙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거스름돈 체크하고 동전 모아서 들고다니고 그런거 생각하면 걍 카드 쓰는게 낫다… 굳이….
아 근데 백패커스중에 현금이 훨씬 싼 곳들이 몇군데 있다고 들었다. 그런곳인지 잘 알아보고 가면 좋을 듯?
트래블월렛도 300불 환전해갔다. 이건 진짜 잘 썼다. 여행카드 다들 꼭 쓰길
환전은 불안하면 현금으로 오십불이나 백불정도만 해도 될 듯 근데 진짜 필요없음….
환전 후 비행기 잘 탔다.
기내식이 진심 충격적으로 맛없었지만^^ 그거 빼고 다 괜찮았다.
에어아시아 자리도 생각만큼 좁지 않았다.
키 170넘어가면 힘들거 같긴 했는데 아니면 걍 탈만 했다.
비행기 안에서 자기네 물품을 되게 자주 홍보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대망의 자가환승시간
에어아시아 비행기 내리는거 자체도 오래 걸린다. 작은 항공사라 그런지 착륙하고도 거의 한시간을 기다렸다.
그리고 걸어나가는데도 되게 오래렸다. 쿠알라룸푸르 공항 넓다.
사람들 따라서 걸어가면 되는데 넘 길어서 왜안끝나지언제까지가는거지이게맞나대체여긴어디지이상한데가는건아니겠지?를 한 세번 하면 끝난다.
한참 기다렸다가 입국심사 받고 수화물 찾아서 Welcome to Malaysia 보면 된다. 근데 이게 또 대략 1시간 걸린다 하하ㅏ하ㅏ
수화물 찾는 것도 오래걸린다 이 날만 그런건지 아님 원래 그런건지 사람이 직접 하나하나 수화물을 찾아준다
벌써 8시간 중에 2시간 버렸죠?
기다리는게 오래 걸리고 입국심사는 금방이었다.
- 여기 왜 왔니?
호주 경유로 왔어.
- 호주 어디?
시드니
- 비자있어?
응, 워홀비자.
- 보여줘
인쇄해간 서류보여줌
이게 다였다. 서류 확인하고 도장찍고 나왔다. 한국여권이라 역시 출입국심사 짱빠르다.
그리고 이제 수화물을 맡기러 가면 된다. 에스컬레이터 타고 갔던걸로 기억한다. 올라가면 아주 정신없고 넓은 공항이 펼쳐진다.
그리고 직원 아무도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없었다.
(나중에 알았는데 뭐 물어볼 때 돈찔러줘야한다고 함 특히 한국인인거 다 티나면 더 그렇다고 함 직원이 여권보여달라고 했었어서 좀 의심스럽긴 함 지금 생각하면 왜 여권을? 근데 진짜인지는 나도 모름 돈 안 줘봤으니까ㅎ)
그래서 티켓 보여주면서 나 이거 탈건데 캐리어 어디다 맡겨? 라고 물어보면 다들 혼란스러워했다.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돈기다렸던 것 같기도)
말레이어로 번역기 써서 보여주면 이쪽으로 가라 저쪽으로 가라 길을 알려주긴했는데 전부 다 틀린 길이었다.
영어 표지판이 있긴 했는데 매우 불친절했고 에어아시아 수화물 맡기는 곳이 두번이나 바뀌었다.
잘 찾아갔는데 여기 아니고 저기로 바뀌었어 하고 날 다른 곳으로 보냈다.
그렇게 수화물 맡기는 곳을 찾으러 다니는데에 또 1시간 넘게 썼다ㅎ
겨우겨우 수화물을 맡기러 갔는데 줄이 어마어마하게 길었다 ㅋㅋ 출국 4시간 전인데 ㅋㅋㅋㅋ 심지어 모바일 티켓이 안된다고 따로 티켓 인쇄도 받았다 (이건 이날만 그랬던걸로 기억함) 티켓 인쇄 받는것도 프린터기가 느려서 엄청 오래걸렸다. 줄을 또 한시간 섰다.
그렇게 4시간이 날아갔다. 구경하러 공항 밖? 이제 절대 못나감ㅋㅋ
결국 공항 안을 구경했다. 여기까지 온 김에 밀크티 마시겠다고 돌아다녔다. 그리고 신나게 카트 끌고 다니는 사이 누가 내 인형을 훔쳐갔다 ㅎㅎㅎㅎㅎㅎ
내 잘못은 맞다. 사람들이 카페 앞에 카트를 다 줄세워놨길래 나도 괜찮은 줄 알았지… 짐 올려놓고 잠깐 음료 받아오는 사이 가방에서 인형을 훔쳐갔다.
신기한건 딱 인형만 훔쳐갔다는 거다. 인형이 들어있던 가방 안에 선글라스, 버즈, 여권(무려 여권도 두고감 정신나갔지 아주), 보조배터리 그외 등등이 있었는데 딱 인형 하나만 훔쳐갔다.
그래서 걍 애기가 예뻐서 가져간거라고 믿기로 했다…. 내인형... 새 주인 만나서 행복하길 바라….
찾아보니 쿠알라룸푸르 공항은 도난사고가 많다고 한다. 기내 안이 아니고서야 잃어버린 물건은 대부분 찾을 수 없단다. 거기 분실물 센터가 두군데 있는데 가서 인형 그림과 설명, 연락처를 남겼으나 당연히 연락은 오지 않았다.
그렇게 밀크티를 마시며 울적한 마음을 달래고 있었는데 갑자기 휴대폰이 울렸다. 공항에서 문자가 왔다. 타는 곳과 비행기 시간이 변경되었단다. 네? 비행시간 변경이요? 이게 말이 됨? 1시간 반 정도 당겨진거였다. 이게 가능한지 처음 알았다. 미뤄지는 것도 아니고 당겨질 수 있는거임? 찾아보니 트립닷컴으로 구매하면 그렇다고 하긴 하더라… 맘대로 날짜와 시간이 바뀐다고.... 일단 타러 갔다.
그리고 공항 검색대를 두 번 통과했다. 한참 기다려서 들어가니 안에 또 있더라. 직원이 안내하는대로 따라가니 그랬다. 지금 생각해보면 누구는 빨리 검사해서 통과시키고 누구는 한참 기다려서 통과시켰다. 직원이 안내해준 곳도 달랐는데 친구 말로는 이것도 돈을 안 찔러줘서 그렇단다…. 이게 뭐람
도대체 얼마를 왜? 이해할 수 없지만 그렇다니 뭐
검색대 통과만 또 한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안에 들어가니 비행시간이 미뤄졌다는 안내방송과 연락이 왔다. 장난하나 진짜ㅋ
다행히 안에 정수기는 있다. 정수기까지 없었으면 진짜 힘들었을거야…
안내해주는 게이트 앞으로 가니 나 말고도 외국인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었다. 전부 외국인이었다. 동남아 쪽 사람은 없었다. 기다리던 중 게이트가 또 바뀌었다. 그 외국인들과 자꾸 시간이 바뀐다, 이상하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몇 번 와봤다는 언니가 에어아시아가 원래 좀 그렇다고 했다. 결국 이래놓고 제시간에 갈거라고 했는데 진짜 그랬다. 얼탱
안에 정수기도 콘센트도 있다. 콘센트 옆에 앉아서 노트북을 했다. 와이파이는 그래도 잘 터졌다.
시간 맞춰 들어가 앉았고 1시간 늦게 출발했다.
비행기 안에서는 별 일 없었다. 잘 자고 아침 8시 반 (도착예정은 7시반) 공항에 도착했다. 당연히 아주 늦게 내렸다.
호주 공항은 진짜 실외로 아스팔트 바닥으로 계단타고 내린다더니 진짜였다. 계단 좀 무서웠다. 너무 좁고 가팔랐다. 사람들 다 조심조심 내리는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
그래도 호주 날씨는 아주 화창하니 좋았다. 갈매기가 날아다녔고 바다냄새가 났다.
7월 말이라 덥지 않았다. 반팔, 반바지 위에 후드집업하나. 옷차림도 완벽했다. 지금 생각하면 액땜이었지 싶다. 아끼는 인형 하나로 값을 치룬거면 진짜 싼거지. 호주 와서 운이 계속 좋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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